“이미 끝난 사이였잖아요”라는 상간자의 뻔한 핑계, 법원은 인정 안 합니다

안녕하세요. 상간·이혼 사건을 맡아온 12년 차 이혼전문변호사 이지은입니다.
상간소송이 시작되면 피고가 자주 내세우는 항변이 있습니다.
“두 사람은 이미 별거 중이었습니다.”
“배우자에게 곧 이혼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내가 만나기 전부터 사실상 끝난 부부였습니다.”
실제로 부정행위 당시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된 상태였다면 상간자의 불법행위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부관계가 파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피해 배우자가 증명해야 할까요?
대법원은 2024년 판결을 통해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됐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상간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명확하게 판단했습니다.
⏱️ 글 핵심 요약
핵심 포인트 1: 부정행위 당시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는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상간자가 증명해야 합니다.
핵심 포인트 2: 각방, 부부싸움이나 일시적인 별거만으로 혼인관계의 실질적 파탄이 자동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 포인트 3: 원고도 부정행위와 기혼 사실 인식은 입증해야 하며, 불법적인 증거 수집은 별도의 형사·민사 책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1. 대법원은 ‘혼인 파탄’의 입증책임이 상간자에게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2014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상간자의 부정행위는 원칙적으로 배우자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부부공동생활이 이미 실질적으로 파탄돼 객관적으로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이후 제3자가 부부 일방과 성적인 관계를 맺더라도 보호할 부부공동생활이 남아 있다고 보기 어려워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 이후 재판에서는 누가 혼인 파탄 여부를 증명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습니다.
대법원은 2024년 6월 27일 선고한 판결에서 그 기준을 분명히 했습니다.
부정행위 당시 부부공동생활이 실질적으로 파탄되어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제3자가 증명해야 한다.
해당 사건의 원심은 피해 배우자에게 “혼인관계가 파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도록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이 입증책임에 관한 법리를 잘못 적용한 것이라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2므13504·13511 판결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행위를 하여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가한 사람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상간소송에서는 원고가 부정행위와 상간자의 고의·과실 등 불법행위의 기본 요건을 증명해야 합니다.
반면 상간자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됐다”고 주장한다면, 그 파탄 사실은 상간자 측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2. 별거하거나 자주 다퉜다고 곧바로 파탄된 부부는 아닙니다
혼인관계 파탄은 단순히 부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정도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부부공동생활의 실체가 사라졌고, 객관적으로도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러야 합니다.
법원은 한 가지 사정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별거가 시작된 시점과 기간
별거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
생활비와 주거비를 함께 부담했는지
자녀 양육과 가족행사를 함께했는지
부부가 연락하거나 왕래한 정황이 있는지
관계 회복을 위한 대화나 상담이 있었는지
이혼 의사가 일시적이었는지 확정적이었는지
부정행위와 별거·이혼 논의 중 무엇이 먼저였는지
각방을 사용하거나 부부싸움이 잦았다는 사실, 직장 때문에 주말부부로 생활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파탄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이혼소송이 제기돼 있었다고 해서 그 시점부터 무조건 혼인관계가 파탄된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도 재판상 이혼청구가 진행 중인지와 관계없이 실질적인 부부공동생활의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별거 중이었다”, “이혼하기로 했다고 들었다”는 배우자의 말만 제출했다면 다음 자료를 통해 반박할 수 있습니다.
부정행위 전후 함께 거주한 내역
생활비·보험료·교육비 등 공동지출 자료
가족여행과 명절·기념일 사진
부부 사이의 일상적인 대화
자녀를 함께 양육한 기록
부정행위가 드러난 뒤에야 별거가 시작된 정황
상간자가 제출한 일부 부부싸움 메시지가 곧 혼인관계 파탄의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메시지의 전후 상황과 실제 부부생활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3. 입증책임이 상간자에게 있어도 원고가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 파탄의 입증책임이 상간자에게 있다는 말은 원고가 모든 증명책임에서 벗어난다는 뜻이 아닙니다.
원고는 기본적으로 다음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배우자와 상간자 사이에 부정행위가 있었던 사실
상간자가 상대방의 기혼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사정
해당 행위로 부부공동생활이 침해되거나 유지가 방해된 사실
그로 인해 정신적 손해를 입은 사실
피고가 혼인 파탄을 주장한다면 원고는 피고에게 입증책임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당시 부부공동생활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반대 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다만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배우자의 계정에 무단 접속하거나 상간자를 공개적으로 비방하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2024년 대법원 사건에서도 피해 배우자가 이메일과 SNS 계정에 무단 접속하고 게시물을 수정하거나 상대방을 모욕한 사정으로 여러 형사재판을 받은 기록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대법원은 혼인 파탄의 입증책임을 피해 배우자에게 돌린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원고가 형사처벌을 받아도 상간 위자료가 ‘100% 인정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상간자의 부정행위 책임과 원고의 무단 접속·명예훼손 등은 각각 별개의 불법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원고의 감정적인 대응으로 별도의 손해배상 반소가 제기되거나 형사처벌까지 받는다면 상간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새로운 법적 책임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계정 비밀번호를 알아내 접속하거나 직장에 외도 사실을 알리고,
허위 또는 과장된 내용을 인터넷에 게시하지 마세요. 기존 자료의 원본을 보존하고 합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증거부터 정리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부부가 별거 중이었다면 상간소송에서 패소하나요?
별거 사실만으로 바로 혼인 파탄이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별거 기간과 이유, 생활비 지급, 연락과 왕래, 자녀 양육 및 관계 회복 노력 등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Q2. 부정행위 전에 이혼소송이 제기됐다면 책임을 물을 수 없나요?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이혼소송을 제기했더라도 실제로 함께 생활하거나 관계 회복을 시도했다면 혼인관계가 아직 완전히 파탄되지 않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Q3. 파탄의 입증책임이 피고에게 있다면 원고는 부부관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나요?
법적으로 파탄 사실은 이를 주장하는 피고가 증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피고가 별거와 갈등 자료를 제출한다면 가족생활과 공동지출, 부부 대화 등 반대 자료를 제출해 주장을 적극적으로 반박하는 것이 좋습니다.
Q4. 배우자 휴대전화나 이메일에 몰래 접속해 확보한 자료도 사용할 수 있나요?
민사재판에서 증거로 검토될 가능성과 별개로 확보 과정에서 형사·민사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를 우회하거나 계정에 반복적으로 접속하지 말고, 자료를 제출하기 전에 확보 경위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변호사의 한마디
상간자가 “이미 끝난 부부였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피해 배우자가 혼인생활 전체를 처음부터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부정행위 당시 혼인관계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는 사실은 그 주장을 내세우는 상간자가 증명해야 한다고 명확히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입증책임의 법리만 믿고 대응을 소홀히해서도 안 됩니다.
피고가 제출한 별거와 갈등 자료가 실제보다 과장돼 있다면 부정행위 당시의 공동생활과 가족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로 반박해야 합니다.
저는 상담할 때 피고의 답변서에 적힌 “파탄”이라는 표현보다 부정행위 전후의 시간 순서를 먼저 살펴봅니다.
언제 외도가 시작됐고, 언제 갈등과 별거가 발생했는지를 정확히 배열하면 혼인관계를 무너뜨린 원인이 무엇인지 보다 분명해지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어차피 파탄 난 부부였다”는 주장에 위축되지 마세요.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부정행위, 별거, 이혼 논의가 시작된 날짜를 시간순으로 정리한 뒤 객관적인 자료로 반박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