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외도, 한 번 용서했어도 다시 이혼할 수 있을까?

“그때 용서한 게 문제가 되나요?”
“또 바람을 피웠는데 예전 일까지 같이 문제 삼아도 되나요?”
배우자의 외도를 알고도 아이와 생활을 생각해 한 번 넘어가기로 하신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같은 일이 다시 생기면 그때의 선택이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지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저희가 상담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핵심은 같이 살았느냐가 아니라 법에서 말하는 ‘사후 용서’가 있었느냐입니다.
그리고 용서한 과거의 외도와 그 뒤에 새로 생긴 외도는 구분해서 봅니다.
다만 용서하지 않았더라도 이혼 청구에는 기간 제한이 따로 있어 이 부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글 핵심 요약
핵심 포인트 1: 외도를 알고도 같이 살았다는 사정이나 “용서할게”라는 말 한마디만으로 곧바로 법적인 사후 용서가 되지는 않습니다.
핵심 포인트 2: 과거의 외도를 용서했더라도 그 뒤에 새로 생긴 외도는 별도의 이혼 사유로 검토합니다.
핵심 포인트 3: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는 안 날부터 6개월, 그 일이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하지 못하므로 날짜가 적힌 자료를 남겨 두세요.
💡 한눈에 보는 핵심정보
구분 | 내용 |
주제 | 외도를 용서한 뒤의 이혼 청구 |
근거 조문 | 민법 제840조 제1호, 제841조 |
사후 용서의 뜻 | 외도를 확실히 알면서 혼인을 이어 갈 의사로 그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표시하는 것 |
곧바로 용서로 보기 어려운 경우 | 같이 살았다는 사정만 있는 경우, 자백을 받으려고 한 말 |
용서한 뒤 새로 생긴 외도 | 별도의 이혼 사유로 검토 |
청구 기간 | 외도를 안 날부터 6개월, 외도가 있은 날부터 2년 |
담당 변호사 | 이지은 변호사 |
1. 같이 살았다는 사정이나 말 한마디로 곧바로 용서가 되지는 않습니다
① 외도를 알고도 이혼하지 않았다면 용서한 걸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자녀 때문에 함께 살았거나 경제적 사정으로 당장 이혼하지 못했거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해 혼인을 유지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후 용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민법은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정하면서(제840조 제1호) 다른 일방이 사후 용서를 한 때에는 그 사유로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제841조).
사후 용서는 쉽게 말해 외도를 알고도 그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는 것입니다.
📜 민법 제841조(부정으로 인한 이혼청구권의 소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제840조 제1호)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는 다른 일방이 사전동의나 사후 용서를 한 때, 또는 이를 안 날로부터 6월,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난 때에는 하지 못합니다.
대법원은 사후 용서를 상대방의 외도 사실을 알면서도 혼인관계를 지속시킬 의사로 악감정을 포기하고 그 행위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도2049 판결
간통죄가 있던 때의 형사 판결이지만 대법원은 그 용서가 민법 제841조의 사후 용서와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법원은 다음 세 가지를 봅니다.
외도 사실을 확실하게 알고 있었는지
혼인을 계속 이어 갈 진실한 의사가 있었는지
그 외도의 책임을 더 묻지 않겠다는 뜻이 드러났는지
용서를 꼭 말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행동으로 드러난 묵시적인 용서도 인정됩니다. 다만 그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돼야 합니다.
혼인을 유지했다는 사실이 곧 법적인 용서는 아닙니다.
② “이번 한 번만 용서할게”라고 말했다면
배우자가 외도를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리에서 “이번 한 번만 넘어갈게”, “다시는 문제 삼지 않을게”, “앞으로 잘하면 용서할게” 같은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법원은 말 한마디만 떼어서 판단하지 않습니다.
정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이었는지, 외도 사실을 확인하려고 한 말인지, 조건을 붙인 말인지, 그 뒤 혼인관계가 실제로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함께 봅니다.
위 판결의 사안이 좋은 예입니다. 배우자가 외도를 부인하자 “용서해 줄 테니 자백하라”고 말해 자백을 받아 낸 경우였는데 대법원은 그 말만으로는 용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단순한 외면적인 용서의 표현이나 용서하겠다는 약속만으로는 사후 용서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2. 용서한 뒤 다시 외도했다면 새 외도는 따로 봅니다
① 새로 생긴 외도는 별도의 이혼 사유로 검토합니다
과거의 외도를 용서했다고 해서 앞으로 생길 외도까지 미리 용서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첫 번째 외도, 용서 또는 관계 회복, 그 뒤에 새로 생긴 두 번째 외도를 나눠서 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2024년에 외도를 발견했고 배우자가 사과해 혼인을 유지했는데 2026년에 다시 외도를 발견했다면 2026년의 부정행위는 별도의 이혼 사유로 검토합니다.
“한 번 용서했으니 앞으로는 외도를 해도 이혼 사유가 안 된다”는 말은 맞지 않습니다.
다만 새 외도에도 기간이 있습니다. 부정행위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는 이를 안 날부터 6개월, 그 일이 있은 날부터 2년이 지나면 하지 못합니다(민법 제841조).
② 예전에 용서한 외도는 어떻게 다뤄질까요
“다시 바람을 피웠으니 예전 외도까지 전부 문제 삼아도 되나요?”라는 질문은 두 가지로 나눠 봐야 합니다.
첫째는 예전 외도 자체를 다시 직접적인 이혼 사유로 삼는 문제입니다. 사후 용서가 있었다면 그 외도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는 하지 못합니다. 용서가 아니었더라도 외도를 안 날부터 6개월이 지났다면 마찬가지입니다.
둘째는 지금의 혼인이 왜 여기까지 왔는지를 설명할 때 과거 경위가 아무 의미도 없느냐는 문제이고 이것은 첫째와 별개입니다.
과거에 외도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경위를 법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주장할지는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3. 혼인을 유지하기로 했다면 기록은 남기고 말은 신중하게 하세요
① 용서하기로 했더라도 이 기록은 남겨 두세요
외도를 처음 알게 된 날짜
배우자가 외도를 인정한 내용
누구와 언제부터 만났는지
배우자의 사과 내용
다시 만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었다면 그 내용
관계를 정리했다고 한 시점
재발했다면 새로 확인한 날짜와 자료
용서하기로 했다고 해서 카카오톡, 사진, 각서 같은 자료까지 바로 지울 필요는 없습니다.
나중에 다시 문제가 생기면 첫 번째 외도가 언제 끝났고 두 번째 외도가 언제 시작됐는지 자체가 쟁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② 용서한다는 말은 서두르지 마세요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다 용서할게”, “다시는 문제 삼지 않을게”, “이 일은 없는 일로 하자” 같은 확정적인 말을 먼저 할 필요는 없습니다.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있더라도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고 자료를 보존한 다음 혼인을 어떻게 할지 정하면 됩니다.
용서도 이혼도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사실관계와 자료는 먼저 정리해 두는 편이 좋고 앞에서 본 6개월 기간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4. 지금 점검할 세 가지
사후 용서: 외도를 확실히 알고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표시한 적이 있는가
시점 구분: 용서한 외도와 그 뒤에 새로 생긴 외도가 날짜로 나뉘는가
기간: 새 외도를 안 날부터 6개월이 지나지 않았는가
세 가지 모두 기억이 아니라 날짜가 적힌 자료로 확인해 두세요.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배우자 외도를 알고도 계속 같이 살면 용서한 것으로 보나요?
같이 살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사후 용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법원은 외도 사실을 확실히 알고 혼인을 이어 갈 진실한 의사로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뜻을 표시했는지를 봅니다. 다만 묵시적인 용서도 인정되므로 그동안의 말과 행동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Q2. “용서해 줄 테니 솔직히 말해”라고 했는데 이것도 사후 용서인가요?
자백을 받으려고 한 말만으로는 용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그 말을 한 경위와 이후 혼인관계가 어떻게 이어졌는지를 함께 봅니다.
🔗 대법원 1991. 11. 26. 선고 91도2049 판결
Q3. 외도를 한 번 용서했는데 또 바람을 피우면 이혼 사유가 되나요?
용서한 뒤에 새로 생긴 외도는 별도의 이혼 사유로 검토합니다. 과거의 용서가 앞으로의 외도까지 미리 용서한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새 외도를 안 날부터 6개월 안에 청구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확인하세요(민법 제841조).
Q4. 외도를 안 지 6개월이 지나면 이혼 청구를 못 하나요?
부정행위를 직접 사유로 삼는 이혼 청구에는 안 날부터 6개월이라는 기준이 있습니다.
다만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민법 제840조 제6호)가 이혼 청구 당시까지 계속되고 있다면 제842조의 기간은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기간이 지났다고 길이 모두 막혔다고 단정하지 말고 지금의 혼인 상태를 기준으로 검토받아 보세요.
🔗 대법원 1996. 11. 8. 선고 96므1243 판결
📜 민법 제842조(기타 원인으로 인한 이혼청구권의 소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제840조 제6호)를 이유로 한 이혼 청구는 다른 일방이 이를 안 날로부터 6월, 그 사유가 있은 날로부터 2년이 지나면 하지 못합니다.
변호사의 조언
용서했던 일과 새로 생긴 일을 날짜로 나눠 정리하세요.
배우자의 외도를 한 번 용서했다고 해서 그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당시에는 가정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하셨을 겁니다.
다만 같은 일이 다시 생겼다면 “그때 용서했으니 이제 아무것도 못 한다”고 미리 단정하지 마세요.
먼저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언제 관계를 회복했는지, 언제 다시 문제가 생겼는지를 날짜순으로 적어 보세요.
그때 주고받은 메시지와 각서, 사과 내용이 남아 있다면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관하세요.
새 외도를 알게 된 날짜도 함께 적어 두세요. 6개월 기간을 따지는 출발점이 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가 있으면 예전 일이 법적인 용서에 해당하는지와 지금 무엇을 청구할지를 상담에서 훨씬 구체적으로 확인하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