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장에 위자료 5천만 원, 청구된 금액을 다 줘야 할까?

“이혼소장에 위자료 5천만 원이 청구됐는데 그대로 판결이 나올 수도 있나요?”
이혼소장을 열었는데 위자료 5천만 원이라는 숫자가 먼저 눈에 들어오면 이 돈을 정말 다 줘야 하는지부터 걱정됩니다.
잘못은 상대방이 더 했다는 억울함이 겹치면 나도 똑같이 청구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기도 합니다.
그런데 위자료를 청구했다는 것과 위자료가 인정된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희는 이런 소장을 받은 분께 금액보다 먼저 세 가지를 확인해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 글 핵심 요약
핵심 포인트 1: 소장에 적힌 위자료는 법원이 인정할 금액이 아니고 이 소송에서 법원이 인정할 수 있는 금액의 상한입니다.
핵심 포인트 2: 위자료는 혼인 파탄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을 때 인정됩니다. 양쪽 책임이 대등하다고 판단되면 성립하지 않습니다.
핵심 포인트 3: 맞청구(반소)는 억울함으로 정할 일이 아닙니다. 이혼 자체를 다툴지, 위자료를 다툴지 나눠서 정해야 합니다.
1. 소장에 위자료가 함께 적히는 이유
이혼소장은 대개 같은 순서로 쓰입니다. 먼저 혼인관계를 더 유지할 수 없으니 이혼하게 해 달라고 청구합니다.
이어서 그렇게 된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그 잘못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니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청구를 붙입니다.
그래서 이혼소장에는 위자료 청구가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장의 5천만 원은 원고가 요구한 금액이고 법원이 판단한 금액이 아닙니다.
2. 소장을 받으면 먼저 확인할 3가지
구분 | 내용 |
글의 대상 | 위자료가 적힌 이혼소장을 받은 피고 |
확인 ① | 청구액은 인정액의 상한이고 출발점이 아님 |
확인 ② | 혼인 파탄의 책임이 어느 쪽에 더 있는지, 대등한지 |
확인 ③ | 반소를 할지, 한다면 이혼 반소인지 위자료 반소인지 |
주요 근거 | 민법 제843조·제806조, 민사소송법 제203조·제269조, 가사소송법 제50조 |
담당 변호사 | 이지은 변호사 |
① 청구액은 상한이지 출발점이 아닙니다
법원은 청구액에서 얼마를 깎는 식으로 위자료를 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위자료 액수를 유책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혼인관계 파탄의 원인과 책임, 배우자의 연령과 재산상태 등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참작해 법원이 직권으로 정한다고 봅니다.
🔗 대법원 1987. 5. 26. 선고 87므5, 87므6 판결
🔗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므2251, 2268 판결
다만 원고가 청구한 금액을 넘겨서 판결하지는 못합니다.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은 사항을 판결하지 못하고 가사소송 절차도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사소송법을 따르기 때문입니다(가사소송법 제12조).
📜 민사소송법 제203조(처분권주의)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하지 않은 사항에 대하여는 판결하지 못합니다.
한 가지 더 알아 두세요. 혼인관계가 파탄된 뒤 이혼에 이르기 전에 생긴 유책행위도 위자료를 정할 때 고려됩니다.
🔗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4므11526, 11533 판결
별거 중이거나 소송 중에 한 행동도 금액에 반영될 여지가 있으니 소장을 받은 뒤 감정적으로 연락하거나 대응하는 일은 피하세요.
② 혼인 파탄의 책임이 누구에게 더 있는지 보세요
재판상 이혼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할 상대는 법에 '과실 있는 상대방'으로 정해져 있습니다(민법 제843조, 제806조). 이혼한다고 위자료가 저절로 따라오지 않는 이유입니다.
📜 민법 제806조(약혼해제와 손해배상청구권)
당사자 일방은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재산상 손해 외에 정신상 고통에 대하여도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습니다. 민법 제843조는 재판상 이혼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에 이 조문을 준용합니다.
대법원은 혼인 파탄의 책임이 부부 양쪽에 있고 그 정도가 대등하다고 보아 위자료 청구를 기각한 판결을 수긍했습니다.
🔗 대법원 1994. 4. 26. 선고 93므1273 판결
책임 정도가 대등하면 손해배상의무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는다고도 판단했습니다.
이혼은 인정되는데 위자료 청구는 기각되는 판결이 여기서 나옵니다.
🔗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6678 판결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서로 다퉜다는 것과 책임이 대등하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다툼이 양쪽에 있었더라도 한쪽 책임이 더 무겁다고 평가되면 위자료가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답변서를 쓸 때는 원고가 주장하는 유책 사유를 하나씩 확인하고 반대 사정을 보여 줄 자료를 정리해야 합니다.
③ 반소는 무엇을 다툴지 정한 뒤에 결정하세요
반소는 소송을 당한 피고가 같은 절차 안에서 원고를 상대로 내는 맞청구입니다.
이혼소송의 반소는 이혼 자체를 구하는 반소와 위자료를 구하는 반소로 나뉘고 판단 기준도 서로 다릅니다.
이혼 자체를 다투는 사건이라면 책임 문제를 쉽게 접으면 안 됩니다.
대법원은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봅니다.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는 경우 등은 예외입니다.
🔗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누구 책임이 큰지가 위자료뿐 아니라 이혼 청구가 받아들여지는지와도 이어집니다.
양쪽 모두 이혼에 동의한 사건이라면 위자료 반소의 실익과 비용을 비교해 보세요.
실익: 상대방의 유책 사유가 얼마나 명확한지, 이를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비용: 혼인생활 전체가 소송에 올라오고 가사조사가 진행되면서 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입니다.
실익이 낮다면 조정에서 위자료 문제를 정리하는 선택지가 있습니다.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 청구는 조정을 먼저 거치는 사건입니다(가사소송법 제50조).
위자료를 다투지 않더라도 재산분할은 별개입니다. 혼인 중 부부가 협력해 이룬 재산이 있으면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도 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반소는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낼 수 있지만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아야 합니다.
📜 민사소송법 제269조(반소)
피고는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않는 경우에만 변론을 종결할 때까지 본소가 계속된 법원에 반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3. 사례로 보면 판단 방향이 이렇게 갈립니다
원고가 피고의 폭언을 이유로 위자료 5천만 원을 청구했는데 원고의 폭언도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는 양쪽 책임이 대등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있고 피고가 위자료 반소를 내더라도 얻을 것이 많지 않습니다.
반대로 피고가 원고의 외도 자료를 갖고 있다면 위자료 반소를 검토할 만합니다. 이 경우에는 상간자에 대한 청구도 함께 봐야 합니다.
배우자의 손해배상의무가 성립하지 않으면 그 부정행위에 가담한 제3자에게도 이혼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 대법원 2024. 6. 27. 선고 2023므16678 판결
두 경우 모두 결과를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자료가 있느냐에 따라 판단 방향이 갈립니다.
4. 소장을 받고 지금 할 일
기한: 답변서 제출 기한을 확인했는가
유책 사유: 원고가 주장하는 유책 사유를 목록으로 만들고 사실 여부를 표시했는가
반대 자료: 문자, 녹취, 진료기록, 별거 시점 자료를 정리했는가
방향: 이혼 자체를 다툴지, 이혼에는 동의하고 조건을 다툴지 정했는가
마지막 항목이 정해져야 반소를 할지, 무엇을 반소할지도 정해집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이혼소장에 위자료 5천만 원이 청구됐는데 그대로 판결이 나올 수도 있나요?
청구액은 법원이 인정할 수 있는 상한이고 실제 액수는 법원이 직권으로 정합니다.
유책행위의 경위와 정도, 파탄의 원인과 책임, 연령과 재산상태 같은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청구액만 보고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가 사실인지, 반대 사정이 있는지부터 확인하세요.
Q2. 정신과 진료를 받았으면 이혼 위자료가 인정되나요?
진료기록은 그동안의 고통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다만 위자료가 인정되려면 상대방의 어떤 행동 때문에 혼인이 파탄됐는지, 그 책임을 상대방에게 물을 수 있는지가 함께 확인돼야 합니다.
Q3. 위자료 반소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위자료를 청구하지 못하나요?
반소를 하지 않았다고 청구권이 바로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청구권은 혼인이 해소된 때부터 3년이 지나야 시효가 완성됩니다.
다만 조정이나 합의로 사건을 끝낼 때는 위자료를 어떻게 정리하는지 조항 문구를 서명 전에 확인하세요.
🔗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므10716 판결
📜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Q4. 위자료를 포기하면 재산분할에서 불리해지나요?
위자료와 재산분할은 따로 판단하는 문제입니다.
위자료는 상대방의 잘못으로 입은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이고 재산분할은 혼인 중 함께 이룬 재산을 나누는 절차입니다.
대법원은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도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변호사의 조언
이혼 소송에서 어느 쟁점에 집중할지 결정하려면,
우선 '이혼 여부' 자체를 다툴 것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합니다.
위자료 청구는 감정적으로 크게 와닿는 문제이지만, 소송 전체를 놓고 보면 여러 쟁점 중 하나일 뿐입니다.
소장에 적힌 금액에 놀라 감정적으로 맞청구(반소)부터 서두르기보다는, 이번 소송을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차분히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혼 자체를 거부한다면 혼인 파탄의 책임 소재를 끝까지 치열하게 다투어야 합니다.
반면 이혼에 동의하는 입장이라면, 위자료 다툼에 소모할 에너지를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등 이혼 이후의 삶에 훨씬 더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는 쟁점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답변서 제출 기한 내에 상대방의 주장과 나의 반박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둔다면,
앞으로 소송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둘지 판단하기가 한결 수월해질 것입니다.








